1. 예상치 못한 짜증의 순간
얼마 전, 산책을 마치고 카페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불쾌한 냄새가 슬그머니 코끝을 찔렀습니다. 조심스레 신발 밑창을 확인해보니, 불행히도 개똥이 붙어있었습니다. 카페를 오는와중에 어디선가 개똥을 밟은거죠.
순간 짜증이 확 밀려왔습니다. ‘아니, 개 주인은 자기 개가 싼 똥도 제대로 치우지 않나? 무개념이네!’ 속으로 화를 내며 신경질을 부렸죠.
더욱 화가 난 이유는 똥을 닦아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닐장갑도, 수돗가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신발을 탁자 아래로 숨기고 독서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냄새가 다시 올라왔고, 책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개 주인에 대한 불만이 속에서 올라왔습니다.
2. 피해자 코스프레
한참을 불평만 하고 앉아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지금 똥냄새로 고통받는 사람은 누구지? 바로 나잖아?"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개 주인이 잘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상황을 해결하는 건 결국 제 몫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겁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테이블에 있던 휴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휴지를 여러 장 뽑아 화장실로 향했고, 신발 밑창을 꼼꼼히 닦아냈습니다. 그리고 남은 냄새를 줄이기 위해 카페 밖으로 나가 발을 털고 주변의 마른 잔디와 흙으로 밑창을 다시 깨끗하게 문질러 냈습니다.
다시 자리에 앉아 보니 신기하게도 짜증이 사라졌습니다. 상황을 해결하려고 행동을 취하는 순간, 피해자에서 주도자로 바뀌었던 겁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았습니다. 저는 평소 "모든 상황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았는데, 정작 순간적인 불편함에 쉽게 무너져 불평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벗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니, 문제는 해결됐고 마음은 곧장 편해졌습니다.
3. 나는 선택할 수 있다.
그 일이 있고 몇 시간 후, 전 직장 동료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회사에서 상사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더 이상 못 다니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꼰대같이…. 오늘 겪은 개똥 사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습니다.
(싸우기) 괴롭히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맞서 싸운다.
(성찰하기) 혹시 내가 잘못한 건 없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개선한다.
(떠나기) 회사를 그만둔다.
(성장하기) 누구도 나를 괴롭힐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해버린다.
(무시하기) 마음을 다치지 않게 무시하고 흘려듣는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무수한 선택지가 있는데 우리는 왜 ‘불평불만하기’를 선택하는 걸까요? 아마도 불평불만은 즉각적인 감정 해소 효과를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느끼는 분노나 짜증을 밖으로 표현하면 잠시나마 속이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죠. 하지만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감정을 일시적으로 덜어내는 것일 뿐입니다. 결국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상황은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 주인을 욕하면서 계속 똥 냄새를 맡으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여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책임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4. 추천 도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개똥을 밟으며 황당하게도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현실을 바꿀 힘은 언제나 당신의 손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입니다.
자신의 상황이 너무 힘들고 외로우며,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진다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 깊은 울림과 함께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