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진심인 사람들, 나는 과연 무엇에 진심일까?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오가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유일한 취미였던 나에게, "흑백요리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단순한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청을 마치고 난 뒤 나는 나 자신에게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1. 나는 과연 어디에 진심인가.
흑백요리사를 보니, 일에 진심인 사람이 정말 멋지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나 요리에 진심인 사람이 많은데, 그럼 나는?
'나는 과연 무엇에 진심인가?'
그렇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땐 기술력에 진심이였다. 클라이언트에게 어려운 개념을 이해시키고,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바로 잡는 것에 진심이였다. 그런데 회사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한 뒤로는 기술력에 대한 진심을 버리고, 경영을 택했다.
그렇게 경영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택한 후 1년이 지났다.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많이 바뀐 것 같지 않다. 작디 작은 기업에서 얼마 만큼의 경영실무가 필요할까.
‘1년동안 나는 그냥 사장 놀이를 하고 있던 건 아닐까?’
이번엔 경영을 버려본다. 그리고 택한 건 마케팅과 브랜딩. 근근히 유지하고 있던 내 꿈을 다시 펼쳐본다. 흑백요리사 쉐프들이 요리에 미친것처럼 마케팅과 브랜딩에 미쳐보기로 한다.
나는 이걸 꿈꾼다. '으뜸안전기술에 맡기면 다 해결해주던데?' 이런 말이 업계 사람들 입으로부터 나오는 날을 위해 기술부터, 마케팅까지 다시 한번 갈아엎어본다.
2. 일을 배울때 누구에게 배우냐가 진짜 중요하다.
상위 10% 안에 든 쉐프는 기본기가 엄청나게 탄탄하다. 마치 요리계의 특수부대를 나온 느낌이랄까?
그 기본기는 대부분 처음 입사한 식당에서 배운다. 욕 먹어가며, 얻어터져가며 배운다. 그리고 그 기본기가 아주 당연하듯이 그 사람의 기본값으로 설정된다. 칼질, 재료의 손질과 보관, 손을 잘 씼는지, 요리 후 주변을 정리하는 방법 등. 어딜가서든 처음 배운대로 한다. 그리고 그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처음 누구에게 일을 배우는지는 엄청나게 중요하다.
최현석 쉐프에게 배우느냐 아니면 옆집 김치찌개집 사장에게 배우느냐. 시간이 지날수록 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왜냐? 누적되니까.
그런 측면에서 직원 교육을 더 빡세게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어떻게 가르치냐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니까. 왜 이렇게 깐깐하고 타이트하게 가르치냐 욕해도, 나이를 먹고나면 깨닫게 될거다. 첫 회사가 으뜸안전기술이여서 좋았다고.
3. 결국 최종보스는 나 자신 아닐까?
흑백요리사와 같은 경연대회에 나간다면, 남을 무너뜨려야 내가 1등을 하니까 적을 무너뜨리는게 목표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에드워드 리는 그걸 택하지 않았다. 남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택했다. 예전에 장미란 선수도 유퀴즈에 나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선수가 실패하길 바란적이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창피했다고 한다.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각자 최상의 결과로 멋지게 싸워보는 것. 그게 멋진 싸움이 아닐까? 다만, 네비게이션이 작동하는 원리처럼 내가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를 알아야 목표를 찾을 수 있기에 처음에는 타인과 비교해야한다. 그런데 성장할수록 타인을 이기는 건 의미가 없음을 깨닫는다. 결국 나에게 있어 이겨내야하는 건 나 자신뿐이다.
최종보스는 내 안에 있다.
4. '의도'라는 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고 강력하다.
안성재 쉐프가 말하는 '의도'라는 건, 요리에 담긴 철학이다. 그 재료를 택한 이유, 꽃 장식을 올린 이유. 당근을 3cm 로 네모지게 썬 이유. 이건 요리에 대한 철학을 말한다.
그저 레시피대로 조리하는 조리사가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쉐프의 철학 아닐까?
우리 으뜸안전기술도 자신만의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더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든다’는 철학을 펼쳐보길 희망해본다.